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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s xmlns:dc="http://purl.org/dc/elements/1.1/" version="2.0"><channel><description>twitter: @aichupanda</description><title>a blog</title><generator>Tumblr (3.0; @169254)</generator><link>https://169254.tumblr.com/</link><item><title>머리 나쁘면 공부해도 소용이 없을까?</title><description>&lt;blockquote&gt;
&lt;p&gt;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재능을 못 당한다고 주장하는 도발적인 논문이 발표됐습니다.&lt;br/&gt;&lt;br/&gt; 미국 미시건 주립대 심리학과 자크 햄브릭 교수팀의 논문인데요.&lt;br/&gt;&lt;br/&gt; 연습이 얼마나 실력을 향상시키는지 분야별로 조사해봤더니 체육은 18%로 나왔습니다.&lt;br/&gt;&lt;br/&gt; 박지성, 류현진의 실력 100% 중에 연습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뿐이고, 82%는 타고난 몸과 운동신경에서 왔다는 설명입니다.&lt;br/&gt;&lt;br/&gt; 학업 분야에서는 연습의 효과가 체육보다 현저히 낮아서 연습, 즉 공부의 기여도는 4%에 불과했습니다.&lt;br/&gt;&lt;br/&gt; 도서관에서 밤잠 설치며 공부한들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4%뿐이고 나머지 96%는 타고난 머리에서 나온다는 것인데 머리 나쁘면 아무리 공부해도 소용없다는 뜻입니다.&lt;/p&gt;
&lt;p&gt;SBS뉴스 &lt;a href="http://w3.sbs.co.kr/news/newsEndPage.do?news_id=N1002495920" target="_blank"&gt;머리 나쁘면 공부해도 소용없다?…논문 놓고 시끌&lt;/a&gt;&lt;/p&gt;
&lt;/blockquote&gt;
&lt;p&gt;뉴스에 나오는 논문은 맥나마라, 햄브릭, 오스왈드가 2014년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lt;a href="http://pss.sagepub.com/content/early/2014/06/30/0956797614535810.abstract" target="_blank"&gt;음악, 게임, 스포츠, 교육, 전문직에서 의도적 훈련과 퍼포먼스: 메타분석&lt;/a&gt;이다. 결론 먼저 말하면 SBS뉴스의 보도는 완전 엉터리다.&lt;/p&gt;
&lt;p&gt;이 논문의 핵심 키워드는 &amp;lsquo;의도적 훈련'이다. 어떤 분야에서 단순히 경력만 오래되거나 많이 해봤다고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훈련을 많이 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말콤 글래드웰에 의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졌다.&lt;/p&gt;
&lt;p&gt;뉴스에 소개된 논문의 저자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의도적 훈련이 중요하기야 중요한데, 그래서 &lt;strong&gt;얼마나&lt;/strong&gt; 중요한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여러 연구들의 결과들을 모아 다시 분석해서(이것이 메타 분석이다), &lt;strong&gt;개인들의 실력 차이가 전부 훈련량의 차이만은 아니&lt;/strong&gt;라는 결론을 낸 것이다. 훈련양의 차이로 설명되는 실력의 차이는 게임의 경우 26%, 음악 21%, 스포츠 18%, 교육 4%, 전문직은 1%로 나타났다.&lt;/p&gt;
&lt;p&gt;SBS 뉴스는 여기에 나머지는 전부 '재능'이라고 마음대로 덧붙이고 있는데 그럴리도 없고 논문에도 그런 말은 없다. 참고로 다른 기존 연구에서 학교 성적의 차이에서 지능의 차이로 설명되는 비율은 25%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게임에서 26% 정도가 훈련량의 차이라고 하면 그게 절대로 적은 비율이 아니다.&lt;/p&gt;

&lt;p&gt;&lt;/p&gt;
&lt;p&gt;교육, 즉 학교 공부에서 훈련량이 설명하는 비율이 왜 이렇게 작을까? 논문의 저자들도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몇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사실 이것은 헛수고 효과(labor-in-vain effect)라고 해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는 현상이다. 아마 저자들도 잘 몰랐던 것 같다.&lt;/p&gt;
&lt;p&gt;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뉴스에 나온 것처럼 머리가 나쁘면 공부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은 아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능이 학교 성적에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전부가 아니다.&lt;/p&gt;
&lt;p&gt;학생들에게 똑같은 내용을 주고 한 집단에는 &amp;ldquo;빨리 공부 하라&amp;quot;고 지시를 하고, 다른 집단에는 &amp;quot;확실하게 공부를 하라&amp;quot;고 지시한다. 공부 시간에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으면 두번째 집단은 첫번째 집단보다 많게는 7배나 더 시간을 들여서 공부를 한다. 그런데 성적은 어느 쪽이나 비슷하다. &lt;strong&gt;공부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lt;/strong&gt;&lt;br/&gt;&lt;/p&gt;
&lt;p&gt;학생들은 보통 공부를 하다가 알 것 같다는 기분이 들면 그 내용은 그만 공부하고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게 된다. 문제는 그 기분이 별로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는 잘 모르는데도 충분히 공부를 안하게 된다. &lt;br/&gt;&lt;/p&gt;
&lt;p&gt;쉬운 부분을 대충 공부하고 넘어가서 남는 시간을 학생들은 어려운 부분을 이해하는데 쏟아 붓는다. 그런데 어려운 부분은 공부의 효율이 낮기 때문에 시간만 많이 들지 별로 성과가 없다.&lt;/p&gt;
&lt;p&gt;이렇게 해서 &lt;strong&gt;쉬운 내용은 대충 공부해서 잘 모르고, 어려운 내용은 어려워서 잘 모르는 현상&lt;/strong&gt;이 일어난다. 시험을 보면 쉬운 부분은 &amp;quot;아, 이거 아는 거였는데 뭐더라?&amp;quot;라면서 틀리고, 어려운 부분은 &amp;quot;역시 이건 모르겠네&amp;quot;라면서 틀린다. 이런 식으로 공부를 오래 해봐야 성적은 안나온다.&lt;/p&gt;

&lt;p&gt;&lt;/p&gt;
&lt;p&gt;이런 현상을 극복하려면 아는 기분이 들었을 때 정말로 아는 건지 확인을 해봐야한다. 아는 것 같은 기분은 드는데 설명을 못 하거나, 직접 하지 못하면 그건 아는 게 아니다. 뭔가를 제대로 배우려면 다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도 더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lt;strong&gt;지겨워서 토 나올 정도가 되면 그때야 실제로 대충 아는 단계&lt;/strong&gt;에 들어선 것이다.&lt;/p&gt;
&lt;p&gt;학교 공부와 달리 게임, 음악, 스포츠 등에서는 대충 연습하고 넘어가기 어렵다. &lt;span&gt;이런 분야는 어쨌든 실제로 해보면서 연습 하기 때문에 내가 이걸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알기가 쉽다. &lt;/span&gt;학교 공부라면 잘 모르는 내용도 시험에서 틀릴 때까지는 대충 안다고 믿고 넘어갈 수 있고, 시험에서 틀려도 &amp;quot;아, 그거 아는 건데 실수야, 실수.&amp;quot;라고 넘어갈 수 있다. 그래서 이 논문에 나온 것처럼 게임, 음악, 스포츠 같은 분야에서는 시간을 들여 연습을 한 것이 실력에 많이 반영되지만, 공부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lt;br/&gt;&lt;/p&gt;

&lt;p&gt;이렇게 자기가 뭘 잘하는지 못하는지 확인해가면서 연습하는 것을 의도적 훈련이라고 한다. &lt;strong&gt;게임, 음악, 스포츠는 의도적 훈련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쉬운 활동이고 공부는 그렇지 않다.&lt;/strong&gt; 어떤 의미에서 이 논문은 의도적 훈련이 실력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92633286949</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92633286949</guid><pubDate>Wed, 23 Jul 2014 23:19:00 +0900</pubDate></item><item><title>신의진 의원의 논리적 곡예</title><description>&lt;p&gt;새누리당 크레이지 파티에서 하는 &amp;ldquo;게임 중독법&amp;rdquo; 토론회를 봤다. [&lt;a href="http://www.youtube.com/watch?v=DdiDPIy4_HU" target="_blank"&gt;유튜브&lt;/a&gt;] 중독법을 발의한 신의진 의원은 이 법이 게임을 규제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종득 게임개발자연대 대표가 광고 및 판촉의 제한을 규정한 14조를 지적하자, 신 의원은 원문에는 단지 &amp;ldquo;시책을 강구&amp;quot;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론한다.&lt;/p&gt;
&lt;p&gt;신의진 의원은 &amp;quot;중독법&amp;quot;이 게임 규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묘하지만 눈치채기 어려운 논리적 곡예를 하고 있다. 이를테면 그는 이 법을 통해서 하고 싶은 것이 &amp;quot;디톡스 센터&amp;rdquo;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토론 참여자들도 그것은 좋다고 받아들이지만, 신 의원이 강조했듯이 &amp;lsquo;원문'을 본다면 그 &amp;ldquo;디톡스 센터&amp;quot;도 게임 규제와 마찬가지로 단지 권고에 지나지 않는다.&lt;/p&gt;
&lt;p&gt;16조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중독관리센터를 '설치할 수 있다'고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 법안에 덧붙여진 '비용추계서 미첨부 사유서'에는 중독관리센터의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amp;quot;권고적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어 정확한 추계가 어려&amp;quot;우며 이 법에 따라 설치될 국가중독관리위원회가 세울 &amp;quot;기본계획&amp;quot;에 따라 달라질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lt;/p&gt;
&lt;p&gt;요컨대 이 법은 게임을 명확히 규제하도록 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디톡스 센터도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 않다. 신의진 의원이 안하겠다는 규제나 하겠다는 디톡스 센터나 '원문'을 본다면 모두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국가중독관리위원회의 기본계획에 따라 달라질 그런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 똑같은 수준의 권고를 가지고 어떤 것은 권고일 뿐이라고 하고, 또 어떤 것은 반드시 하겠다고 하면 말장난 밖에 되지 않는다.&lt;/p&gt;

&lt;p&gt;물론 중독법이 게임 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의진 의원을 말은 일정정도 옳다. 똑같이 권고지만 디톡스 센터는 &amp;quot;설치할 수 있&amp;quot;는 수준으로 규정된 반면 게임의 광고와 판촉은 &amp;quot;제한할 수 있&amp;quot;는 것은 아니고 &amp;quot;제한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amp;rdquo;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디톡스 센터는 이미 '시책'이 존재하는 것이고, 광고와 판촉의 제한은 아직까지 '시책'이 없는 상태인 것이다.&lt;/p&gt;
&lt;p&gt;그런데 술, 도박, 마약 등은 이미 광고와 판촉이 제한되어 있거나 아예 금지되어 있다. 시책을 강구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것이다. 그런 '시책'의 대상이 될만한 것은 게임 하나 밖에 없다. 이해국 교수의 말대로 '광고비를 4천억원이나 쓰는고 게임 산업'을 제외하면 달리 광고와 판촉을 제한할 '중독 물질'이 없다.&lt;/p&gt;
&lt;p&gt;신의진 의원은 토론 중에 자신도 셧다운제에 반대했다고 밝히는데 그 이유는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즉, 게임을 규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단지 '실효성'의 문제일 뿐인 것이다.&lt;/p&gt;
&lt;p&gt;이런 점을 고려하면 결국 14조는 셧다운제 같이 어설픈 방법이 아니라 제대로 먹힐 규제를 찾아보라는 조항이다. 그러니 규제 조항이 아니라는 신의진 의원 말을 쉽게 바꾸면 이런 얘기다. &amp;ldquo;게임을 때려봤는데 영 시원찮으니 확실하게 조져버릴 방법을 좀 내놔봐. 아 뭐 조지라고는 안했다?&amp;rdquo;&lt;/p&gt;

&lt;p&gt;p.s. 사실 &amp;ldquo;디톡스 센터&amp;quot;는 그냥 중독 관련 상담기관인데, 이런 상담시설을 만드는데는 아무런 법적 제약이 없다. 법이 없어 못 만든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얘기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87490382994</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87490382994</guid><pubDate>Sun, 01 Jun 2014 22:43:00 +0900</pubDate></item><item><title>학술용어 번역 문제</title><description>&lt;p&gt;학술용어 번역을 두고 가끔 심각한 논쟁이 벌어진다. 이 문제는 사실 &amp;lsquo;개념'과 '이름'에 대한 오해 때문에 생겨난다.&lt;/p&gt;
&lt;p&gt;한국어로 '자연수'라고 하는 수학적 개념은 영어로는 어떤 의미로든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 그냥 어쩌다보니 그런 이름이 붙은 것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슨 불편함이 있느냐하면 전혀 그렇지도 않다. 이름이야 어쨌든 이 개념은 아주 명확히 정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학 논문에서는 그냥 N이라는 기호로만 표시하기도 한다. 그 개념이 어떻게 정의되어 있다는 것만 알면 이름이야 그저 약속에 불과한 것이다.&lt;/p&gt;
&lt;p&gt;어떻게 불러도 상관없다면, 그것을 어떻게 번역하더라도 역시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다시 수학용어를 예로 들어보면 '방정식'은 '네모 반듯한 식'이라는 뜻이다. 중국의 전통 수학책인 &amp;ldquo;구장산술&amp;quot;에서 &lt;strike&gt;네모 반듯한 성의 크기를 재는 방법을 다루는 장에서 그 개념이 나오기 때문에 &lt;/strike&gt;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equation의 번역으로는 완전히 엉터리겠지만 역시 아무 문제가 없다. &lt;/p&gt;
&lt;p&gt;(수정: 방정식의 어원은 연립방정식을 풀 때 계수를 직사각형 형태로 배열하고(방), 계수를 조작하는(정) 풀이법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lt;/p&gt;
&lt;p&gt;요컨대 어떤 개념이 잘 정의되어 있다면, 그 개념을 부르는 이름은 무엇이어도 상관없고 따라서 번역도 어떻게 하든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왕이면 기억하고 부르기 쉬운 이름이면 좋을 것이다. 나머지는 거의 취향 문제다.&lt;/p&gt;
&lt;p&gt;학술용어 번역에서 흔히 나오는 문제 하나는 원어를 음역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다. 음역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개 원어의 뉘앙스를 알지 못하면 개념을 정확히 전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학술용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주장은 형용모순이다. 뉘앙스는 어떤 표현이 일상적으로 쓰이면서 쌓이는 것이다. 학술용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는 표현이 아닌데, 뉘앙스가 쌓일리 없다. 오히려 이런 학술용어가 있다면 그 용어가 제대로 된 '용어'이기나 한 것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lt;/p&gt;
&lt;p&gt;그렇다고 음역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 쪽에서는 음역된 용어가 많은데, 그것은 하나 하나 번역 하기에 용어가 너무 많이 나오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augmented reality 같은 용어는 굳이 '증강현실'로 번역된다. 그건 'augmented'라는 단어가 기억하기도 발음하기도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내 이야기는 용어 번역은 어떻게든 편한 쪽으로 하면 되는 사소한 문제라는 것이다.&lt;/p&gt;
&lt;p&gt;이렇게 사소한 문제가 진지한 학술적 '논쟁'으로 취급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의 종사자들은 용어 번역에서 '번역'이 아니라 '용어'에 대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번역이 첨예한 논란이 되고 있다면 그것은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용어 자체가 제대로 정의되어 있지 않은 개념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엉터리 용어를 굳이 번역하는 수고를 해가며 봐야할 필요가 있기나 한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82383542164</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82383542164</guid><pubDate>Fri, 11 Apr 2014 22:48:00 +0900</pubDate></item><item><title>비보충적 의사결정으로서 정부규제</title><description>&lt;p&gt;정부규제는 일종의 의사결정이다. 세상에는 하면 좋은 일도 있지만 하면 나쁜 일도 있기 때문에, 미리 기준을 정해서 좋은 일을 허가하고 나쁜 일은 금지하는 것이 규제다. 도식화해서 아래와 같은 문제영역이 있다고 해보자.&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348" data-orig-width="404"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e54c7b1ab6ccd6dda02b06ca65290c62/tumblr_inline_n2kmon2dzT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e54c7b1ab6ccd6dda02b06ca65290c62/tumblr_inline_p898xdFVm51s0bq85_540.png" data-orig-height="348" data-orig-width="404"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e54c7b1ab6ccd6dda02b06ca65290c62/tumblr_inline_n2kmon2dzT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파란 점선으로 표시한 경계선을 기준으로 오른쪽 위는 하면 좋은 일이고, 왼쪽 아래는 하면 나쁜 일이다. 그렇다면 좋은 일은 허가하고, 나쁜 일은 금지하도록 규제를 해야 할 것이다.&lt;/p&gt;
&lt;p&gt;문제는 정부 규제가 대부분 &amp;ldquo;A라면 허가한다&amp;rdquo; 또는 &amp;ldquo;A가 아니면 금지한다&amp;quot;라는 식의 비보충적(noncompensatory) 의사결정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위의 문제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변수가 가로축과 세로축 2가지 뿐이라면 세로축에서 일정 값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허가, 낮으면 금지하는 식이 된다.&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313" data-orig-width="500"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7fd7f984813d259537559aa9aae260e7/tumblr_inline_n2kmy3R29X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0a383101ae47c2db61acfe84b88ccf56/tumblr_inline_p898xdKyaS1s0bq85_540.png" data-orig-height="313" data-orig-width="500"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7fd7f984813d259537559aa9aae260e7/tumblr_inline_n2kmy3R29X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이런 비보충적 의사결정은 쉽게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예외사항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위의 경우를 보면 왼쪽 위처럼 나쁜 일인데도 허가되는 경우가 있고, 오른쪽 아래처럼 좋은 일인데도 금지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면 또 여러 가지 말이 나오게 된다.&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503" data-orig-width="500"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c1f29af888912178f8b58b055c224c74/tumblr_inline_n2kn4b4iMn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ecb1bcd06a1fb239329c1d69080bf7f1/tumblr_inline_p898xeRiHZ1s0bq85_540.png" data-orig-height="503" data-orig-width="500"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c1f29af888912178f8b58b055c224c74/tumblr_inline_n2kn4b4iMn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여기에 대응하는 방법은 기준선을 2차로 덧붙이는 것이다. 이번에는 가로축 변수를 활용해서 아래처럼 추가규제와 예외조항을 덧붙일 수 있다.&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501" data-orig-width="500"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42b54eb7d473aba49d11cb26c2bc3268/tumblr_inline_n2kn7jQpd4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ab1f4ba120e38b4d2e6f350c772c95d8/tumblr_inline_p898xfuvte1s0bq85_540.png" data-orig-height="501" data-orig-width="500"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42b54eb7d473aba49d11cb26c2bc3268/tumblr_inline_n2kn7jQpd4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여전히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규제가 탄생했다. 그런데 문제영역이 아래와 같은 경우는 어떨까?&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351" data-orig-width="407"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7bfc008d94a3b6940732522f490806ec/tumblr_inline_n2kn9ePRuM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7bfc008d94a3b6940732522f490806ec/tumblr_inline_p898xf91Aj1s0bq85_540.png" data-orig-height="351" data-orig-width="407"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7bfc008d94a3b6940732522f490806ec/tumblr_inline_n2kn9ePRuM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이런 경우에는 가로나 세로 어떤 방향으로 규제의 기준을 그어도 만족스러운 규제를 만들기 어렵다. 결국에는 예외에 예외, 규제에 규제를 덧붙이는 형태도 기준선을 마구 덧그리는 수 밖에 없다.&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423" data-orig-width="500"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35d0815f2b3071f12c6aded88482bfae/tumblr_inline_n2knbfRxOt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0d65e1afbbd7213c7c5553e78160f1a6/tumblr_inline_p898xgcWiS1s0bq85_540.png" data-orig-height="423" data-orig-width="500"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35d0815f2b3071f12c6aded88482bfae/tumblr_inline_n2knbfRxOt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이렇게 하면 또 규제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그렇다고 규제를 없애면 규제가 허술하다는 말이 나온다. 어느 쪽으로 가도 헤어날 수 없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lt;/p&gt;
&lt;p&gt;만약 현실이 이렇다고 한다면 정부규제가 항상 말이 많은 이유는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 비보충적 의사결정이라는 규제 방식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이럴 경우는 보충적(compensatory) 의사결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위의 경우에는 두 변수에 각각 적당한 가중치를 곱해서 더하거나 빼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의 경계선과 일치하는 규제의 기준선을 찾을 수 있다. 물론 그 &amp;lsquo;적당한 가중치'를 어떻게 찾느냐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겠지만.&lt;/p&gt;

&lt;p&gt;&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79854453123</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79854453123</guid><pubDate>Mon, 17 Mar 2014 17:31:25 +0900</pubDate></item><item><title>학교에서 ~를 가르쳐야 한다라고 말하기 전에</title><description>&lt;p&gt;&amp;ldquo;학교에서 ~를 가르쳐야 한다.&amp;rdquo; 사람마다 ~ 에는 다른 것들이 들어간다. 내가 최근에 본 것은 &amp;lsquo;한자'인데, (지금도 가르치기는 하지만) 더 많이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자를 잘 알면 당연히 좋지만, 꼭 한자가 아니라도 이런 종류의 주장들이 검토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lt;/p&gt;
&lt;p&gt;교육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다다. 공짜가 아닌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주먹구구로 계산을 해보자. 전국에 중고등학교가 5천개 정도 있다. 교사 연봉이 평균 3천만원이라 치고, 학교마다 6명 정도 교사가 필요한 과목이라면 그 과목을 가르치는데 1년에 교사 인건비로만 1조원을 쓰는 셈이다.&lt;/p&gt;
&lt;p&gt;오세훈이 서울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에 부친 무상급식은 1년에 3천억원이냐 4천억원이냐 하는 문제였다. 그러니까 고작(?) 1천억원 가지고 그 난리를 친 셈인데, 교과목도 하나 더 가르치자면 그정도는 우습게 들어간다. 무상급식에 들어가는 1천억원에 그렇게 시끄러운 세상인데, 무상'한자&amp;rsquo;(꼭 한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에는 몇 천억 몇 조에도 사람들은 통이 크기만 하다.&lt;/p&gt;
&lt;p&gt;밥이야 먹으면 살로나 가지 교육의 효과라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느냐,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전국민이 2천자 정도의 한자를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다면 그건 좋은 일이겠지만, 그게 1년에 수천 억, 수 조의 예산을 들여가며 얻을 필요가 있는 목표일까? 아니 그 정도 비용으로 달성하기는 할 수 있을까? 한자교육 강화론자들은 이 점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 하지 않는다.&lt;/p&gt;
&lt;p&gt;게다가 학교 수업은 무한정 늘어날 수가 없기 때문에 무언가를 가르치자는 말은 항상 무언가를 가르치지 말자는 이야기다. 한자를 더 가르치기 위해 어느 과목을 희생시켜야할까? 한자는 배우면 좋지만, 그거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다. 배워서 도움 안되는 교과목은 없다.&lt;/p&gt;
&lt;p&gt;학교에서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 까다로운 문제인 것이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77898389834</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77898389834</guid><pubDate>Wed, 26 Feb 2014 20:16:00 +0900</pubDate></item><item><title>자기계발이라는 진통제?</title><description>&lt;p&gt;자기계발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가리기 위한 진통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가끔 본다. 그런데 아파서 데굴데굴 구르는 환자가 있으면 진통제는 진통제대로 먹고 근본 원인은 원인대로 고쳐야 되는 것이지,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자기계발 비판을 좀 더 연장하면 교육이나 의료도 결국 개인적 수준의 문제해결이고, 무상교육이나 무상의료와 같은 복지정책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희석시키는 기만에 불과할 것이다. 진짜로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없진 않지만 대부분은 여기까지 가지 않는다.&lt;/p&gt;
&lt;p&gt;자기계발과 교육, 의료 사이에는 실제로 긴밀한 관련이 있다. 자기계발 방법론들은 교육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등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통속화시킨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amp;lsquo;멘토'라는 용어도 멘토링이라는 교육기법에서 나왔다. 물론 교육학적 의미에서 멘토링과는 거리가 굉장히 멀다. 그리고 현재의 자기계발에서 문제는 오히려 여기에 있다. 간단히 말하면 '제대로 된&amp;rsquo; 자기계발이 아니라는 점이다.&lt;/p&gt;
&lt;p&gt;앞서 진통제 이야기를 다시 가져오자면, 진통제라고 까이는 게 사실은 진통제도 아니고 그냥 약처럼 보이는 밀가루 덩어리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을 파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은 둘 다 약이 아닌 것을 약이라고 하는 똑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76070483929</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76070483929</guid><pubDate>Sun, 09 Feb 2014 12:50:17 +0900</pubDate></item><item><title>그림으로 보는 몬티 홀 문제</title><description>&lt;blockquote&gt;
&lt;p&gt;몬티 홀 문제(Monty Hall problem)는 미국의 TV 게임 쇼 《Let&amp;rsquo;s Make a Deal》에서 유래한 퍼즐이다. 퍼즐의 이름은 이 게임 쇼의 진행자 몬티 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퍼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 개의 문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문 뒤에 있는 선물을 가질 수 있는 게임쇼에 참가했다. 한 문 뒤에는 자동차가 있고, 나머지 두 문 뒤에는 염소가 있다. 이때 어떤 사람이 예를 들어 1번 문을 선택했을 때, 게임쇼 진행자는 3번 문을 열어 문뒤에 염소가 있음을 보여주면서 1번 대신 2번을 선택하겠냐고 물었다. 이때 원래 선택했던 번호를 바꾸는 것이 유리할까? 이때 진행자는 자동차와 염소가 어떤 문에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진행자가 자동차가 있는 문을 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lt;/p&gt;
&lt;/blockquote&gt;
&lt;p&gt;이 문제를 직관적으로 와닿게 설명하겠다는 동영상을 우연히 하나 봤는데, 괜히 여러 가지 예를 많이 들어서 오히려 번잡해 보였다. 이 문제는 그냥 경우의 수를 보여주는 게 제일 낫다.&lt;/p&gt;
&lt;p&gt;&amp;lsquo;자동차가 있는 문 고르기'를 900번 한다고 해보자.&lt;/p&gt;
&lt;p&gt;&lt;figure data-orig-height="242" data-orig-width="244"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15a1988b7226ed3c19476e755268ddfe/tumblr_inline_n0di1gH012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15a1988b7226ed3c19476e755268ddfe/tumblr_inline_p898xdr1JN1s0bq85_540.png" data-orig-height="242" data-orig-width="244"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15a1988b7226ed3c19476e755268ddfe/tumblr_inline_n0di1gH012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내가 문 3개 중에 자동차가 있는 문은 1개 뿐이니, 300번은 자동차가 있는 문을 고르고, 600번은 염소가 있는 문을 고르게 될 것이다.&lt;/p&gt;
&lt;p&gt;&lt;figure data-orig-height="266" data-orig-width="236"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dae4e9a398bffd9959073e8c44ffa989/tumblr_inline_n0di512uf0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dae4e9a398bffd9959073e8c44ffa989/tumblr_inline_p898xdAU9q1s0bq85_540.png" data-orig-height="266" data-orig-width="236"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dae4e9a398bffd9959073e8c44ffa989/tumblr_inline_n0di512uf0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내가 무얼 골랐건 사회자는 항상 염소가 있는 문을 골라서 보여줄 수 있다.&lt;/p&gt;
&lt;p&gt;&lt;figure data-orig-height="277" data-orig-width="231"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f1adfaacae7a9e14e77d6fadeea9ed7a/tumblr_inline_n0di8mIBhX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f1adfaacae7a9e14e77d6fadeea9ed7a/tumblr_inline_p898xevQ331s0bq85_540.png" data-orig-height="277" data-orig-width="231"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f1adfaacae7a9e14e77d6fadeea9ed7a/tumblr_inline_n0di8mIBhX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그렇다면 &lt;strong&gt;사회자가 염소를 보여주는 900번 중&lt;/strong&gt;에 내가 처음에 자동차를 골랐을 경우의 수는 300번이고, 염소를 골랐을 경우의 수는 600번이다. 따라서 &lt;strong&gt;바꾸는 편이 더 유리&lt;/strong&gt;하다.&lt;/p&gt;
&lt;p&gt;이해를 돕기 위해 사회자가 남은 두 문 중에 하나를 &lt;strong&gt;무작위로 열어 줬을 때&lt;/strong&gt;를 생각해보자.&lt;/p&gt;
&lt;p&gt;내가 자동차를 골랐다면 나머지 두 문은 모두 염소 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자는 항상 염소를 보여주게 된다. 내가 염소를 골랐다면 사회자는 절반은 염소, 절반은 자동차를 보여주게 된다.&lt;/p&gt;
&lt;p&gt;&lt;figure data-orig-height="282" data-orig-width="239"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723689e82b8ea1f50bd45e8e2cb2621f/tumblr_inline_n0dien9YG4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723689e82b8ea1f50bd45e8e2cb2621f/tumblr_inline_p898xeSNY01s0bq85_540.png" data-orig-height="282" data-orig-width="239"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723689e82b8ea1f50bd45e8e2cb2621f/tumblr_inline_n0dien9YG4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즉, 900번 중에 사회자가 염소를 보여주는 경우는 600번, 자동차를 보여주는 경우는 300번이다. &lt;strong&gt;사회자가 염소를 보여주는 600번 중&lt;/strong&gt;에 내가 자동차를 처음에 고른 경우의 수는 300번이고, 염소를 고른 경우의 수는 300번이다.&lt;/p&gt;
&lt;p&gt;&lt;figure data-orig-height="283" data-orig-width="242"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a0071e92e355d9f5cbe109f5c1743224/tumblr_inline_n0dii2FcqB1s0bq85.png"&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a0071e92e355d9f5cbe109f5c1743224/tumblr_inline_p898xeO5ok1s0bq85_540.png" data-orig-height="283" data-orig-width="242" data-orig-src="https://64.media.tumblr.com/a0071e92e355d9f5cbe109f5c1743224/tumblr_inline_n0dii2FcqB1s0bq85.png"/&gt;&lt;/figure&gt;&lt;/p&gt;
&lt;p&gt;이때는 문을 바꾸든 말든 &lt;strong&gt;아무래도 상관없다&lt;/strong&gt;.&lt;/p&gt;
&lt;p&gt;이렇게 설명하면 간단하기도 간단하지만, 몬티 홀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조건부 확률이 포함된 문제에도 적용해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장점이 있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75369374652</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75369374652</guid><pubDate>Mon, 03 Feb 2014 00:11:17 +0900</pubDate></item><item><title>청소년 인터넷 중독 10%는 무엇을 의미하는가?</title><description>&lt;p&gt;청소년 중 인터넷 중독이 10%나 된다는 조사 결과는 최근 게임 규제의 강력한 근거다. 이 수치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매년 실시하는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결과는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lt;/p&gt;
&lt;p&gt;보통 병은 있거나 없거나 둘 중에 하나다. 하지만 심리적이거나 행동적인 문제는 정도의 문제다. &amp;lsquo;게임 중독'도 마찬가지다. 학부모의 기준에서 게임 중독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한다'는 것이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인터넷 중독 10%는 매우 낮은 수치일 것이다. 아이들은 항상 부모가 바라는 것보다 더 적게 공부하고, 더 많이 게임하니까.&lt;/p&gt;
&lt;p&gt;게임을 마약, 도박과 통합관리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한 신의진 의원의 기준은 부모들의 기준보다 훨씬 높다.&lt;/p&gt;
&lt;blockquote&gt;
&lt;p&gt;신의진: 게임을 좋아하는 것과 중독은 달라요. 밤새 게임 하다가, 아침에 졸린 눈으로 출근할 정도의 정신이면 게임 중독은 아니에요. 그 정도는 괜찮아요. (웃음)&lt;/p&gt;
&lt;p&gt;&lt;a href="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111011830" title="[대담] 신의진 의원-기선완 박사, '게임 중독' 논란에 답하다" target="_blank"&gt;[대담] 신의진 의원-기선완 박사, '게임 중독&amp;rsquo; 논란에 답하다&lt;/a&gt;&lt;/p&gt;
&lt;/blockquote&gt;
&lt;p&gt;신의진 의원이 게임 중독으로 드는 예는 이런 것이다.&lt;/p&gt;
&lt;blockquote&gt;
&lt;p&gt;예를 들어 보죠.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가 있었어요. 식생활을 비롯한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서 게임만 하면서 사는 아이였죠. 어느 날 이 아이가 컴퓨터 앞에서 컵라면을 먹다가 엎어서 키보드가 못쓰게 되었어요. 게임을 할 수 없게 되니까, 컴퓨터를 발로 차고 난리가 났죠.&lt;br/&gt;&lt;br/&gt;보다 못해 엄마가 그걸 말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옆에 있던 야구방망이로 엄마를 두들겨 팼어요. 엄마 갈비뼈가 모조리 부러졌습니다. 엄마를 치료하던 의사가 아이의 치료를 저한테 의뢰했어요. 명백한 게임 중독이었죠. 말 안 들으면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을 하면서 아이를 치료한 적이 있습니다.&lt;/p&gt;
&lt;p&gt;&lt;a href="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111011830" title="[대담] 신의진 의원-기선완 박사, '게임 중독' 논란에 답하다" target="_blank"&gt;[대담] 신의진 의원-기선완 박사, '게임 중독&amp;rsquo; 논란에 답하다&lt;/a&gt;&lt;/p&gt;
&lt;/blockquote&gt;
&lt;p&gt;그러니까 정신과 전문의 출신인 신의진 의원이 보는 게임 중독이란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한 수준의 게임과 관련된 심리적, 행동적 문제인 것이다.&lt;/p&gt;
&lt;p&gt;그렇다면 문제의 10%는 어떤 기준에서 나온 것일까? 학부모들의 기준일까, 아니면 신의진 의원의 기준일까?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는 '인터넷 중독 진단척도'라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이 척도는 15개의 질문에 대해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매우 그렇다)까지 응답하도록 한 60점짜리 설문지다. 이 설문지에서 중고생이 41~43점이면 '잠재적 위험 사용자군'으로 분류되고, 44점 이상이면 '고위험 사용자군'으로 분류된다. 설문지의 내용은 이렇다.&lt;/p&gt;
&lt;blockquote&gt;
&lt;p&gt;1. 인터넷 사용으로 건강이 이전보다 나빠진 것 같다.&lt;/p&gt;
&lt;p&gt;2. 오프라인에서보다 온라인에서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더 많다.&lt;/p&gt;
&lt;p&gt;3. 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생활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lt;/p&gt;
&lt;p&gt;4. 인터넷을 하다가 그만 두면 또 하고 싶다.&lt;/p&gt;
&lt;p&gt;5. 인터넷을 너무 사용해서 머리가 아프다.&lt;/p&gt;
&lt;p&gt;6. 실제에서 보다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lt;/p&gt;
&lt;p&gt;7. 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안절부절 못하고 초조해진다.&lt;/p&gt;
&lt;p&gt;8.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려고 해보았지만 실패한다.&lt;/p&gt;
&lt;p&gt;9. 인터넷을 하다가 계획한 일들을 제대로 못한 적이 있다.&lt;/p&gt;
&lt;p&gt;10. 인터넷을 하지 못해도 불안하지 않다. [역문항]&lt;/p&gt;
&lt;p&gt;11. 인터넷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곤 한다.&lt;/p&gt;
&lt;p&gt;12. 인터넷 사용시간을 속이려고 한 적이 있다.&lt;/p&gt;
&lt;p&gt;13. 인터넷을 하고 있지 않을 때는 인터넷이 생각나지 않는다. [역문항]&lt;/p&gt;
&lt;p&gt;14. 주위 사람들이 내가 인터넷을 너무 많이 한다고 지적한다.&lt;/p&gt;
&lt;p&gt;15. 인터넷 때문에 돈을 더 많이 쓰게 된다.&lt;/p&gt;
&lt;p&gt;[역문항]으로 표시한 10, 13번은 반대로 채점(예: 매우 그렇다=1점, 전혀 그렇지 않다=4점)&lt;/p&gt;
&lt;/blockquote&gt;
&lt;p&gt;이 설문지가 묻는 것은 가상세계 지향(2, 6), 금단(3, 7, 10, 13), 내성(4, 8, 11, 14), 그리고 일상생활장애(1, 5, 9, 12, 15)로 가상세계가 더 편하고 즐거워서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금단 증상을 겪고 인터넷을 줄일 수 없어 일상생활에 문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lt;/p&gt;
&lt;p&gt;이 설문지는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하지만, 신의진 의원이 말하는 것보다는 훨씬 낮은 기준을 보여준다. '게임을 밤새 하고 졸린 눈으로 출근'하는 정도면 어딜봐도 위의 척도에서 잠재적 위험의 기준인 41점은 물론이고, 고위험의 기준인 44점도 가뿐히 넘길 수 있다.&lt;/p&gt;
&lt;p&gt;인터넷 중독 조사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준은 쉽게 말해 인터넷에 조금 빠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정도는 전문적인 개입없이도 많은 사람들이 한때 경험했다가 쉽게 빠져나오는 그런 수준의 중독이다. 게임하다보니 해가 떴다든지, 드라마 한 시즌을 달렸다든지 그런 정도의 중독인 것이다.&lt;/p&gt;
&lt;p&gt;실제로 2012년 조사에서 인터넷 과다 사용으로 인한 문제를 겪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일반인의 경우 2.7%, 인터넷 중독자의 경우에도 9.9% 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1년 내에 94.2%가 해결되었다고 응답한다.&lt;/p&gt;
&lt;p&gt;인터넷 과다사용으로 한 번 문제를 경험한 사람 중에 다시 문제를 겪었다는 응답은 일반인 11.3%, 인터넷 중독자도 25.8%다. 그러니까 인터넷 중독자라고 해도 실제로 뭔가 문제라고 할만한 것을 반복적으로 겪는 사람은 2.6%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결과도 당연할 것이 인터넷 중독 진단척도에서 '인터넷 중독&amp;rsquo; 자체가 그렇게 기준이 높게 잡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lt;/p&gt;
&lt;p&gt;여기서 '청소년 10%가 인터넷 중독&amp;rsquo; 운운하면서 게임 규제 법안이나 정책을 밀어붙이러는 게 얼마나 어이없는 것인지 알 수 있는데 그 인터넷 중독이라는 게 대부분은 사실 별로 대단한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lt;/p&gt;
&lt;p&gt;실제로 일반인의 주중 인터넷 사용시간 평균은 2.2시간이고 인터넷 중독자의 사용시간은 평균 2.5시간이다. 평균적으로 남들보다 0.3시간, 18분 정도 더 쓰는 수준일 뿐이다. 이것은 남성 평균과 여성 평균의 차이 정도 된다.&lt;/p&gt;
&lt;p&gt;주말 사용시간을 봐도 2.0시간 대 2.8시간으로 0.8시간, 48분 정도 차이난다. 이것은 20대와 30대의 차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lt;/p&gt;
&lt;p&gt;그러니까 '인터넷 중독 청소년 10%'라는 것은 인터넷을 못하게 하면 방망이로 부모를 때리는 그런 아이들이 아니라 그저 남들보다 인터넷을 조금 더 많이 쓰고 인터넷 안하면 심심해하는 평범한 아이들인 것이다.&lt;/p&gt;
&lt;p&gt;그렇다면 왜 이렇게 인터넷 중독의 기준이 낮게 잡혔을까? 잠재적 위험군 41~43점, 고위험군 44점이라는 기준은 어떻게 잡힌 것일까? 이것은 &amp;ldquo;인터넷중독 진단척도 고도화(3차) 연구 최종보고서&amp;quot;에 잘 나와 있다.&lt;/p&gt;
&lt;blockquote&gt;
&lt;p&gt;집단1 (고위험 사용자군): 일상생활장애, 금단, 내성의 세 하위 요인이 모두 &lt;strong&gt;표준화점수 (T점수)70점 이상&lt;/strong&gt;이거나 총점이 표준점수 70점 이상인 집단&lt;/p&gt;
&lt;p&gt;집단2 (잠재적위험 사용자군): 집단1에 속하지 않으면서 일상생활장애, 금단, 내성의 세 하위 요인 중 적어도 한 요인에서 &lt;strong&gt;표준화점수 65점 이상&lt;/strong&gt;이거나 총점의 표준화 점수 65점 이상인 집단&lt;/p&gt;
&lt;/blockquote&gt;
&lt;p&gt;앞서 말했다시피 심리적, 행동적 문제란 정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중독'의 기준도 딱 떨어질 수가 없다. 그래서 임의로 기준을 잡은 것인데 표준화점수 70점 이상이라는 것은 평균에서 2표준편차 이상, 60점은 1.5표준편차 이상을 의미한다. 정규분포를 가정하면 각각 상위 2.3%, 상위 6.7% 선에 해당한다. 실제로는 정규분포가 아니기 때문에 수치는 좀 달라질 수 있는데 '고도화 연구'에서 결과치는 다음과 같다.&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409" data-orig-width="435"&gt;&lt;img src="https://64.media.tumblr.com/f8dc92f43dd9b69ec750b903dc5875ba/8930b1832d988634-98/s540x810/f13e8258cc561575008f250e4c7f2e9cc54265aa.png" data-orig-height="409" data-orig-width="435"/&gt;&lt;/figure&gt;&lt;/p&gt;
&lt;p&gt;중고등학생의 인터넷 중독자 비율을 보면 고위험군은 2.2%, 잠재적 위험군은 12.9%으로 총 15.1%가 중독자다. 이것은 분포가 정규분포보다 조금 위쪽으로 치우쳤다는 것을 보여준다.&lt;/p&gt;
&lt;p&gt;이 중독자 기준은 수능 1등급을 정하는 것과 정확히 똑같은 방법이다. 인터넷 중독 진단척도에서 상위 15.1%는 인터넷 중독자고, 수능 상위 4%는 1등급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10%가 인터넷 중독'이라는 것을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을 지지하는 근거로 쓰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lt;/p&gt;
&lt;p&gt;왜냐하면 인터넷 중독의 기준이 되는 41점이라는 수치 자체가 상위 15.1%가 포함되도록 정해진 수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넷 중독은 조사를 할 때마다 항상 중독자가 15.1% 정도 나오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기준 자체를 그렇게 잡아놓았기 때문이다. 마치 수능이 어렵든 쉽든 학생들의 학력이 높든 낮든 수능 1등급은 항상 4%인 것과 마찬가지다.&lt;/p&gt;
&lt;p&gt;인터넷 중독과 수능의 차이는 인터넷 중독은 2011년 고도화 연구에서 나온 점수를 기준으로 하고, 수능은 그해 나온 점수를 가지고 4%가 되도록 기준을 조정한다는 차이 밖에 없다.&lt;/p&gt;
&lt;p&gt;인터넷 중독 진단척도에서 '당신은 인터넷 중독입니다'라고 나오는 것은 '당신은 2011년 고도화연구를 기준으로 상위 15.1% 이내에 듭니다'라는 것과 같은 의미다. 이것은 개인에게는 의미가 있다. 어쨌든 남들보다 심하다는 거니까.&lt;/p&gt;
&lt;p&gt;그런데 인구 전체로 돌리면 '인터넷 중독자가 15.1%나 돼!'라고 하면 바보같은 소리가 된다. 왜냐하면 점수 자체가 15.1%를 중독자로 정해놓은 기준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매년 수능 1등급이 4% 밖에 안되니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결론짓는 것과 마찬가지다.&lt;/p&gt;
&lt;p&gt;청소년 인터넷 중독이 10%라는 것은 인터넷 중독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2011년 고도화 연구와 비교해서, 그리고 그 이전의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와 비교해서도(실제로 이때는 대충 15% 정도 나왔다) 훨씬 더 인터넷 중독이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lt;/p&gt;
&lt;p&gt;요컨대 청소년 10%가 인터넷 중독이라는 수치를 인용해서 게임 규제를 정당화하려는 사람들은 바보이거나 아니면 사악한 것이다. 나는 그들의 선의를 믿는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66674068225</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66674068225</guid><pubDate>Mon, 11 Nov 2013 22:44:27 +0900</pubDate></item><item><title>개발자를 위한 자연언어 이해하기</title><description>&lt;p&gt;2013년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코엑스에서 기술컨퍼런스 &lt;a href="http://devon.daum.net/2013" target="_blank"&gt;DevOn&lt;/a&gt;이 열린다. 이중 한 행사로 &lt;a href="http://devon.daum.net/2013/#!/program/meetup/altlang" target="_blank"&gt;미니 대안언어축제&lt;/a&gt;가 있는데 나도 여기에 한 세션을 맡기로 했다. 일단 제목은 &amp;ldquo;개발자를 위한 자연언어 이해하기&amp;quot;로 정해져 있다.&lt;/p&gt;
&lt;p&gt;대안언어축제는 C나 Java와 같이 널리 쓰이는 언어 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프로그래밍 언어들에 대해 공유하는 활동이 주로 이루어져 왔는데, 그 모든 언어보다도 가장 많이 쓰이는 자연언어, 인간의 언어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다뤄보려고 세션을 기획해봤다.&lt;/p&gt;
&lt;p&gt;구체적인 내용은 다 만들지 않았지만 대략의 이론적 배경은 이렇다. 철수와 영희가 대화를 하고 있다고 해보자.&lt;/p&gt;
&lt;blockquote&gt;
&lt;p&gt;철수: 어제 민희랑 영수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걸 내가 봤어.&lt;/p&gt;
&lt;p&gt;영희: 민희가?&lt;/p&gt;
&lt;p&gt;철수: 응.&lt;/p&gt;
&lt;/blockquote&gt;
&lt;p&gt;철수의 첫번째 말을 듣는 순간 영희의 머릿속에서는 이 말이 적어도 3수준으로 처리가 된다. 첫번째 수준은 표현(&amp;quot;어제 민희랑 영수가~&amp;rdquo;)이다. 이것도 꽤 복잡한 처리과정이지만 일상적으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구체적인 표현은 짧으면 몇 초 안에 망각을 한다. 잠깐만 지나면 영희는 철수가 &amp;ldquo;걸어가는 걸&amp;quot;이라고 했는지 &amp;quot;걷는 걸&amp;quot;이라고 했는지도 구분하지 못한다.&lt;/p&gt;
&lt;p&gt;두번째 수준은 심리학자들이 텍스트베이스(textbase)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기서 철수의 말들은 의미 단위로 분해가 된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표현은 중요치 않고 철수의 말이 담고 있는 하나하나의 의미들만 남는다. 철수는 민희와 영수를 보았고, 민희와 영수는 손을 잡고 걸었으며, 그 시점은 어제였다는 것이다.&lt;/p&gt;
&lt;p&gt;표현에 비해서 텍스트베이스에 대한 기억은 좀 더 오래간다. 시간이 지나도 영희는 철수가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더라도 민희와 영수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을 철수가 목격했다는 사실은 기억한다.&lt;/p&gt;
&lt;p&gt;마지막 수준은 철수의 이야기가 전달하는 상황에 대한 하나의 그림이다. 이것은 심성 모형(mental model)이라고도 하고 상황 모형(situational model)이라고도 한다. 그림이라고 했지만 꼭 시각적 이미지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듣는 사람(영희)의 배경지식과 텍스트베이스가 결합되어 하나의 전체적인 이해를 낳은 것이다.&lt;/p&gt;
&lt;p&gt;이 그림은 텍스트베이스까지 망각된 이후에도 살아남는데, 종종 목격자 증언이 부정확한 것도 이것 때문이다. 즉, 목격자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 자체(텍스트베이스)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자신의 이해(그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lt;/p&gt;
&lt;p&gt;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그림을 공통의 근거(common ground)로 가져야 한다. 대화에서 나오는 모든 말은 이 그림을 근거로 해석되고, 이 그림에 살을 덧붙이게 된다. 문제는 그 공통의 근거가 실제로는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따로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lt;/p&gt;
&lt;p&gt;그래서 실제 대화를 관찰해보면 대화의 상당부분은 서로가 같은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들로 이뤄진다. 이 절차를 &amp;lsquo;그라운딩(grounding)'이라고 한다. 그라운딩은 서로가 같은 그림을 보고 있다는 믿음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행동들을 말한다.&lt;/p&gt;
&lt;p&gt;그라운딩의 대표적인 예는 군대에서 하는 복명복창이다. 지휘관이 '발사'라고 외치면 '발사'라고 따라 외치는 것이다. 상담에서는 이렇게 내담자의 말을 상담자가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재진술이나 반영이라고 부르며 상담의 중요한 기술로 본다. 남자들에게 '여자와 대화하는 법&amp;rsquo; 같은 조언을 보면 &amp;quot;그녀의 마지막 말을 따라하라&amp;rdquo; 따위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말 따라하기'는 모두는 같은 그라운딩 방법이다. 군대, 상담, 연애 그리고 어떤 상황이라도 두 사람이 같은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 두 사람 사이에 없으면 대화가 진행될 수 없는 것이다.&lt;/p&gt;
&lt;p&gt;그라운딩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모두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를 내놓는 것이다. 위의 대화에서도 영희는 철수의 말의 일부('민희&amp;rsquo;)를 반복한다. 이것은 영희가 철수의 말 자체를 들었고 그 말에 대한 텍스트베이스를 구성했다는 증거가 된다.&lt;/p&gt;
&lt;p&gt;여기서 영희는 철수의 말에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었다. &amp;ldquo;어제?&amp;quot;라고 할 수도 있고, &amp;quot;철수가?&amp;quot;라고 할 수도 있고, &amp;quot;손을?&amp;rdquo; 이나 &amp;ldquo;네가?&amp;quot;라고 할 수도 있다. 굳이 &amp;quot;민희가?&amp;quot;라고 한 것은 철수에게 또 다른 '증거'를 제시한다. 영희가 가진 그림에서 '민희'가 가장 큰 정보라는 것을 함축하기 때문이다.&lt;/p&gt;
&lt;p&gt;그라운딩의 문제는 그것 또한 대화의 일부고 여전히 공통의 근거에 의해 해석되는 말이라는 것이다. 즉, 그라운딩 또한 그라운딩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철수는 영희의 &amp;quot;민희가?&amp;quot;에 대해 자신 역시 같은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를 한 마디로 보여준다. &amp;quot;응.&amp;rdquo;&lt;/p&gt;
&lt;p&gt;이것은 철수가 쿨해서라기보다 그라운딩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인데, 만약 두 사람이 같은 강도의 증거를 반복해서 제시하면 그라운딩이 끝나지 않으므로(&amp;ldquo;민희가?&amp;rdquo; &amp;ldquo;민희가!&amp;rdquo; &amp;ldquo;민희가?&amp;rdquo; &amp;ldquo;민희가!&amp;rdquo; &amp;hellip;) 일상적인 대화에서 그라운딩은 점점 약한 증거로 수렴되어 종료하는 경향이 있다.&lt;/p&gt;
&lt;p&gt;철수의 말에 대해 영희는 &amp;ldquo;민희가?&amp;quot;라는 말로 그라운딩을 시도하고, 철수는 다시 &amp;quot;응&amp;quot;이라는 말로 영희의 말에 그라운딩을 한다. 이렇게 해서 대화의 한 단위가 매듭을 짓게 된다.&lt;/p&gt;
&lt;p&gt;만약 철수가 가진 그림에서는 '민희'가 그렇게 놀라운 정보가 아니었다고 한다면(민희와 영수가 사귀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든지), 철수의 대답은 &amp;quot;응&amp;quot;이 아니라 &amp;quot;왜?&amp;quot;라든지 다른 형태가 되었을 것이고 두 사람이 다른 그림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영희가 가진 그림과 철수가 가진 그림에서 '민희'는 다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두 사람은 이 부분의 그림을 맞추기 위한 대화를 이어나가게 된다.&lt;/p&gt;
&lt;p&gt;굉장히 길게 설명했지만 그라운딩은 일상적인 대화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아무 생각도 없이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대화가 항상 같은 그림을 가지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같은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오해&amp;rsquo; 속에서 대화가 흘러가기도 한다.&lt;/p&gt;
&lt;blockquote&gt;
&lt;p&gt;할머니: 아이고, 허리야.&lt;/p&gt;
&lt;p&gt;할아버지: 노래는 장윤정이 잘 하지.&lt;/p&gt;
&lt;p&gt;할머니: 비가 오려나.&lt;/p&gt;
&lt;/blockquote&gt;
&lt;p&gt;또 어떤 경우에는 서로 다른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아는 채로 같은 그림에 도달하지 못하고 대화가 평행선을 이어가기도 한다.&lt;/p&gt;
&lt;blockquote&gt;
&lt;p&gt;도훈: BMP파일을 PNG로 바꾸면 화질이 좋아지나요?&lt;/p&gt;
&lt;p&gt;미경: PNG는 그냥 ZIP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요.&lt;/p&gt;
&lt;p&gt;도훈: 그래서요?&lt;/p&gt;
&lt;p&gt;미경: 네?&lt;/p&gt;
&lt;/blockquote&gt;
&lt;p&gt;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그라운딩을 하지 않거나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는가? 이번 미니 대안언어축제에서는 이러한 주제를 다뤄보려고 한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64186154126</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64186154126</guid><pubDate>Wed, 16 Oct 2013 14:27:00 +0900</pubDate></item><item><title>정부기관 간 증명 교환에 대한 생각</title><description>&lt;p&gt;살다보면 정부기관에서 증명서류를 떼다가 다른 정부기관에 내야할 일이 꽤 있다. 하다보면 은근히 빡치는 일인데, 그렇다고 정부기관에서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면 모든 기관이 모든 종류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므로 그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여기에 대해 좀 더 편리하면서 개인정보보호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고 생각을 해봤다. 이쪽으로는 아는 게 없으니 허점이 있겠지만 더 좋은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트위터 &lt;a href="https://twitter.com/aichupanda" target="_blank"&gt;@aichupanda&lt;/a&gt;로 멘션보내주시길. 좀 정리해서 어디다 민원이나 정책제안이라도 넣어보려고 한다.&lt;/p&gt;
&lt;p&gt;일단 시나리오를 하나 가정해보자. 세무서에 뭔가 서류를 내야하는데, 그러려면 등기소에서 무슨 증명서류를 떼야하고 그러면 또 구청에서 무슨 증명서류를 떼야한다고 해보자. 지금은 민원인이 구청을 들러서 등기소를 들러서 세무서를 들러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하루 안에 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잡아먹히고 신경 쓸 것도 많다. 빠진 서류라도 있으면 몇 번을 뺑뺑이 돌아야 한다.&lt;/p&gt;
&lt;p&gt;민원인 입장에서 가장 편한 방법은 세무서에 가면 세무서에서 필요한 증명서류를 등기소에 요청을 하고, 등기소는 다시 필요한 증명서류를 구청에 요청을 해서 구청이 등기소에 증명서류를 쏘아주면 그 증명서류를 받아 등기소가 세무서에 증명서류를 쏘아주는 것이다. &lt;/p&gt;
&lt;p&gt;이렇게 할 때 예상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사소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공무원이 귀찮다. 조금 돌려말하면 행정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인데, 달리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금은 세무서, 등기소, 구청 세 곳에서 민원인은 상대해야 하니 창구업무가 많은 반면, 기관간 증명교환이 되면 창구업무는 기관 한 곳만 하면 되니까(위의 시나리오에서는 세무서) 전체 비용은 더 작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민원인이 여기 저기 뛰어다니느라 쓰는 시간과 돈을 생각해보면 국가적 차원에서는 더 적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lt;/p&gt;
&lt;p&gt;또다른 문제는 개인정보보호다. 만약 기관간 증명 요청에 아무 제약이 없으면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이런 경우는 민원인이 서명하거나 날인하거나 또는 정부가 좋아하는 공인인증서(!)로 전자서명한 요청서를 첨부해서 보내면 되지 않을까한다. 예를 들어 민원인이 구청-&amp;gt;등기소-&amp;gt;세무서 순으로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세무서에 구청과 법원에 보낼 증명요청서를 내면 세무서가 이 요청서를 구청과 법원으로 발송해서 증명서류를 받는 것이다.&lt;/p&gt;
&lt;p&gt;그리고 증명요청이 넘어갈 때마다 민원인에게 확인 메일이나 문자를 보내줄 수도 있을 것이다. &amp;ldquo;세무서에서 귀하의 이러이러한 서류를 구청과 법원에 요청했습니다.&amp;rdquo; 이렇게.&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62311995755</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62311995755</guid><pubDate>Thu, 26 Sep 2013 14:34:04 +0900</pubDate></item><item><title>설문지는 무엇을 측정하는가?</title><description>&lt;p&gt;요즘 주변의 심리측정 전공자들과 &amp;lsquo;누구나 배워서 따라할 수 있는 심리측정&amp;rsquo; 같은 주제를 다루는 교육 과정을 만들어볼까 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분야는 아니지만 심리학에서 중요한 분야이기도 하고, 전공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은근히 재미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쓸모가 많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서 있는 건 아니지만, 이것저것 생각을 해보고 있다.&lt;/p&gt;
&lt;p&gt;그러던 차에 비슷한 글 두 개를 연달아 보고, 역시 세상은 오해로 가득 차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lt;/p&gt;
&lt;blockquote&gt;
&lt;p&gt;또 사회심리학은 연구 기간을 단축하고 빨리 결과를 얻기 위한 인위적인 방법론들을 창안해왔으며, 그럼으로써 한 세기 넘게 심리학에 지주가 되어왔다. 가용 지식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말이다. 그런 방법의 핵심은 자기보고, 즉 설문지에 답하는 행동이다. 사람들이 자신에 관해 뭐라고 말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질문에 말로 답하는 것을 토대로 인간 행동의 과학을 구축하려 시도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듯하다. 무엇보다도 기만과 자기기만의 힘 - 원한다면 자기표현과 자기지각의 문제라고 해도 좋다 - 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우리는 자신에 관한 진실을 남에게 말하지 않을 때가 많고 애당초 그 진실 자체를 모를 때도 있다. 이런 수단들을 이용해, 자기기만은 고사하고 어떻게 기만을 걷어내고 진실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일까? 그리고 기만과 자기기만의 명시적인 이론 없이 어떻게 그 일을 하겠다는 것일까?&lt;/p&gt;
&lt;p&gt;&lt;br/&gt;로버트 트리버스, 이한음 역, &amp;ldquo;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amp;rdquo; 살림. 491-493. &lt;a href="http://fischer.egloos.com/4823046" target="_blank"&gt;http://fischer.egloos.com/4823046&lt;/a&gt; 에서 재인용.&lt;/p&gt;
&lt;/blockquote&gt;

&lt;blockquote&gt;
&lt;p&gt;행복 연구는 심리학이 과학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행복이&amp;rsquo; 어떻게 정확히 정의될 수 있나? 이 단어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고, 특히 문화에 따라 다르다. 미국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반듯이 중국인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심리학자들은 자나 현미경을 쓸 수 없어서 임의적인 척도를 발명했다. 오늘, 개인적으로 나는 5점 만점에 3.7점이라고 느낀다. 여러분은 어떤가?&lt;/p&gt;
&lt;p&gt;Alex B. Berezow, &lt;a href="http://articles.latimes.com/2012/jul/13/news/la-ol-blowback-pscyhology-science-20120713" target="_blank"&gt;Why psychology isn&amp;rsquo;t science&lt;/a&gt;, LA Times.&lt;/p&gt;
&lt;/blockquote&gt;
&lt;p&gt;이 두 글에는 저자가 모두 생물학 배경이라든가 심리학 중에서도 사회심리학을 까고 있다든가 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자기보고식 설문이라는 방법론이 아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여론조사도 질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lt;/p&gt;
&lt;p&gt;문제는 트리버스와 베레조우 둘 다 '설문지가 실제로 측정하는 것'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데 있다. 사실 심리학 전공자들조차도 비슷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없지 않다. 교육과정 같은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이런 오해들 때문이기도 한데&amp;hellip;&lt;/p&gt;
&lt;p&gt;트리버스는 설문지가 '진실'을 측정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베레조우는 '행복'을 5점 만점에 몇 점으로 측정하는 것이 임의적이라고 말한다. 둘 다 맞다. 그리고 둘 다 틀렸다. 왜냐하면 애초에 설문지가 어떤 '진실&amp;rsquo;, 또는 '행복'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문지가 측정하는 것, 적어도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설문지에 응답하는 행동 그 자체'다.&lt;/p&gt;
&lt;p&gt;측정된 것은 어디까지나 측정된 것이다. 물체에 레이저를 쏘아서 반사되는 시간을 측정했든지, 사람에게 말을 건내서 돌아오는 답을 측정했든지 측정은 측정이고, 측정된 것은 측정된 것이다. &amp;ldquo;당신은 행복하십니까? 5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하시겠습니까?&amp;quot;라는 질문을 던져서 &amp;quot;3.7점&amp;quot;이라는 말이 돌아왔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측정된 것이다.&lt;/p&gt;
&lt;p&gt;여론조사의 예로 돌아오자면 질문이 달라지면 응답도 달라지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물체에 초음파를 쏘는데 파장이 달라지면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두고 '믿을 수 없다'고 하지 않는다.&lt;/p&gt;
&lt;p&gt;인간에게는 거의 자동적으로 다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 경향은 종종 우리를 함정으로 이끈다. 누군가 우리에게 &amp;quot;지금 행복하십니까?&amp;quot;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이 사람이 나의 '행복'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설문지는 &amp;rdquo;'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반응&amp;quot;을 측정한다. 이 괴리가 설문지에 대한 오해를 만든다.&lt;/p&gt;
&lt;p&gt;만약 행복에 대해 5점 척도로 대답하는 설문지 대신에 동물에게 다섯 접시의 먹이를 주고 하나를 고르게 하는 장치를 사용한다면 어느 생물학자도 그것이 임의적이거나 믿을 수 없는 측정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설문지는 이 장치와 완전히 똑같은 장치다.&lt;/p&gt;
&lt;p&gt;설문은 베레조우가 글의 다른 부분에서 주장한 과학의 특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이것은 아주 잘 정의되고 측정가능하며 검증가능하고 예측하고 재현할 수 있는 종류의 행동이다. 아마 그 점만으로는 대부분의 생물학 분야를 넘어서고도 남을 것이다.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잘 설계된 설문지는 생리적 측정치보다 훨씬 일관성있고 안정된 측정치를 제공한다.&lt;/p&gt;
&lt;p&gt;물론 트리버스나 베레조우을 포함해서 심리학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심리학에 기대하는 것, 그리고 많은 심리학자들도 알고 싶은 것은 '행복'이지 '행복을 묻는 설문에 대한 응답 행동'이 아니다. 하지만 '행복'에 다가가기 위해서라도 측정치는 측정치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도 단지 측정치일 뿐이라는 것을 먼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59088572995</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59088572995</guid><pubDate>Fri, 23 Aug 2013 17:03:00 +0900</pubDate></item><item><title>여자를 혐오하고 학대하는 남자들은 여자의 생각을 어떻게 추측하는가?</title><description>&lt;p&gt;최근의 몇몇 이슈들에 통찰을 주는 연구:&lt;/p&gt;
&lt;blockquote&gt;
&lt;p&gt;우리는 이 주제에 대해서 두 가지 가설을 세웠다. 두 가설은 각기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지만 양립할 수 없어서 하나가 지지받으면 다른 것은 기각된다. 첫 번째 가설은 학대적인 남자들은 여자들이 남자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생각과 감정을 갖는다고 추측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자들이 실제로 그러한 생각과 감정을 갖지 않는 경우에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학대적인 남자들은 여자들이 그들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생각과 감정을 품는다고 부정확하게 추측하고는 학대를 통해 보복한다. 이 가설에 따르면, 여자를 심하게 학대하는 남자일 수록 자신의 여자 파트너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여자들이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생각과 감정을 많이 갖는다고 과장되게 생각하리라 예상할 수 있다.&lt;/p&gt;
&lt;p&gt;두번째 가설은 여자들이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생각과 감정을 갖는다는 학대적인 남자들의 생각이 대부분 정확하다는 것이다. 학대적인 남자들은 위협적이고 강압적이며 적대적인 방식으로 여자와 관계를 맺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남자에 비해서 실제로 여자들에게 더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생각과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학대적인 남자들은 그러한 생각과 감정 때문에 여자를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느끼면, 매우 예민해질 뿐만 아니라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더 고압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남자가 여자를 학대하는 정도는 그가 여자의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생각과 감정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예측할 수 있다.&lt;/p&gt;
&lt;p&gt;이 두 가설은 뚜렷하게 다르다. 첫 번째 가설은 학대적인 남자들이 매우 부정확하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즉 그들은 사실과 다른 경우에도 여자들이 비판적이고 거부적이라고 추측하면서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두 번째 가설은 여자들이 실제로 갖는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학대적인 남자들이 매우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즉 학대적인 남자들은 그러한 생각과 감정이 실제로 일었을 때 그것을 잘 탐지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정확하게 추측한다는 것이다.&lt;/p&gt;
&lt;p&gt;어떤 가설이 옳은지 밝혀내기 위해 윌과 나는 우리 동료인 아이라 번스타인과 함께 실험실 연구를 시작했다. 지역 신문에 광고를 내서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지닌 86명의 기혼 남자들을 모집했는데, 이들의 나이는 19세부터 72세 사이였다. 우리는 이들을 실험실에서 개인적으로 실험하면서, 캐널 매랑고니가 만든 심리 치료 테이프 편집본 3개를 보여주었다. 모든 테이프에서는 여자 내담자가 결혼 생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남편이나 전남편에 대한 사랑과 지지를 표현하기도 했으며, 다른 경우에는 비판과 거부를 나타내기도 했다.&lt;/p&gt;
&lt;p&gt;이전 연구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여자 내담자가 [자신의 상담 테이프를 다시 보면서]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지녔다고 보고한 시점에서 테이프를 멈추게 했다. 남자들이 해야하는 과제는 테이프 정지 시점에서 내담자가 지닌 생각이나 감정을 추측하여 그 내용을 적고, 그들이 생각하기에 여자의 생각이나 감정이 남자 파트너에 대한 비판이나 거부(CR)를 의미하는지 그렇지 않은지(NCR)를 평가하여 동그라미를 치는 것이다. 그들이 세 내담자 모두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추측한 다음에 우리는 그들에게 비밀이 보장된 상태에서 자신의 여자 파트너를 학대하는 정도를 질문지에 평정하도록 했다. 그들이 보고한 학대는 대부분 언어적이고 감정적이었지만 육체적인 학대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lt;/p&gt;
&lt;p&gt;이 자료를 통해서 우리는 두 가설, 즉 편향성 가설과 정확성 가설을 검증할 수 있었다. 자료 분석 결과, 자신의 여자 파트너를 학대한다고 보고한 남자들은 녹화 테이프에 나타난 여자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추측할 때 편향성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참가자 중에서 매우 학대적인 남자들은 여자 내담자가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다고 과장되게 추측했으며, 따라서 그 실제 내용을 상당히 부정확하게 추측했다.&lt;/p&gt;
&lt;p&gt;이 결과는 학대적인 남자들이 여자의 생각과 감정을 부정적이고 편향된 방향으로 &amp;lsquo;해석'하는 일반적인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우리 연구에 참여한 학대적인 남자들은 과거에 만난 적이 없는 3명의 여성 내담자들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거부적인 의도를 부여했다. 이는 학대적인 남자들이 자신의 여자 파트너에게만 분노를 느낀다는 가설을 부정하는 결과이다. 학대적인 남자들은 자신의 아내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따라서 &amp;ldquo;피해자에게도 문제가 있다.&amp;quot;는 생각은 잘못된 것일 수 있다.&lt;/p&gt;
&lt;p&gt;&lt;strong&gt;아마도 학대적인 남자들은 여자와의 불행한 관계를 경험하면서 부정적인 편견을 갖게 되었겠지만, 일단 이러한 편견이 굳어지면 그에 따라서 행동하게 된다. 그들은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비판과 거부의 의도를 지녔다고 추측하기 때문에 학대 행위를 통해 그렇게 추측되는 여자들에게 보복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학대를 유발하는 편향적인 해석'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부정적인 해석 체계가 좀 더 경직되고 확고해지면, 그 체계는 학대적인 남자의 공감 정확도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학대적인 남자들이 여자들에 대한 공격적인 행위를 스스로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lt;/strong&gt;&lt;/p&gt;
&lt;p&gt;월리엄 이케스 지음, 권석만 옮김, &amp;quot;마음읽기: 공감과 이해의 심리학&amp;rdquo;, 푸른숲, 233-236쪽.&lt;/p&gt;
&lt;/blockquote&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57251560582</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57251560582</guid><pubDate>Sun, 04 Aug 2013 00:47:39 +0900</pubDate></item><item><title>이론의 쓸모</title><description>&lt;p&gt;&lt;a href="http://deulpul.net/3969609" target="_blank"&gt;촘스키, 지젝, 월 스트리트 저널&lt;/a&gt; (들풀넷)&lt;/p&gt;
&lt;p&gt;&lt;a href="http://blog.jinbo.net/marishin/358" target="_blank"&gt;촘스키, 지젝의 엉터리 글쓰기를 혼내주다&lt;/a&gt; (밑에서 본 세상)&lt;/p&gt;
&lt;p&gt;어떤 이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기 위해서 꼭 그 이론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간접적이지만 좀 더 쉽고 간편한 방법으로는 그 이론을 이해한 사람들이 해낸 일을 살펴보면 된다. 상대성 이론이 얼마나 놀라운 이론인지 알고 싶다면 꼭 아인슈타인의 논문을 읽어보지 않아도 된다. 그냥 후쿠시마에 가보면 그 이론이 다룰 수 있는 힘의 크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lt;/p&gt;
&lt;p&gt;지젝이나 또는 그 비슷한 &amp;lsquo;이론가'들에 대해서 그들의 글쓰기 방식을 가지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촘스키도 이전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했고, 소칼과 브리크몽은 &amp;ldquo;지적 사기&amp;quot;도 대표적인 예다. 내가 볼 때 글쓰기 방식은 주변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lt;/p&gt;
&lt;p&gt;지젝의 이름 앞에는 흔히 &amp;quot;위험한 철학자&amp;quot;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좀 웃기지만 지젝의 반대자들이 아니라 지지하고 홍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의미에서 '위험'한가? 한국에서 지젝이 가장 많이 활용된 영역은 영화평론이다. 별점테러라도 할까봐 무서워해야할까?&lt;/p&gt;
&lt;p&gt;그 지지자들만이 아니라 지젝 스스로의 기준에 비춰봐도 그렇다. 지젝은 촘스키와 같이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는 인식을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한다(&lt;a href="http://blog.jinbo.net/marishin/269" target="_blank"&gt;언론 비판에 얽힌 두 가지 태도&lt;/a&gt;). 촘스키가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그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젝도 딱히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성공한 것도 아니다. 지젝의 주장들은 그 자신의 책을 많이 팔리게 하는 것 이외에는 현실에 아무런 의미있는 변화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lt;/p&gt;
&lt;p&gt;철학 이론에 현실적인 쓸모가 없다는 것 자체는 원래 흠이 아니다. 하지만 지젝 자신과 그의 지지자들에 따르면 지젝의 이론에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어떤 무시무시한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그 힘을, 그 이론의 쓸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것이 문제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56975739975</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56975739975</guid><pubDate>Thu, 01 Aug 2013 00:33:31 +0900</pubDate></item><item><title>시험에 증진된 학습</title><description>&lt;p&gt;&lt;a href="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595970.html" target="_blank"&gt;시험도 좋은 학습법…단, 주관식일 경우만&lt;/a&gt; (한겨레)&lt;/p&gt;
&lt;p&gt;오늘 한겨레에 실린 글에서는 시험에 증진된 학습(test-potentiated learning)을 새로 소개해보았다. 이것은 학습 &lt;strong&gt;후&lt;/strong&gt;에 시험을 보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시험 효과와 반대로 학습 &lt;strong&gt;전&lt;/strong&gt;에 시험을 보면 공부에 도움이 되는 현상이다.&lt;/p&gt;
&lt;blockquote&gt;
&lt;div&gt;공부를 하기 전에 시험을 많이 보면 공부가 더 잘되는 현상도 있다. 워싱턴대학의 심리학자 캐슬린 아널드와 캐슬린 맥더멋이 올해 발표한 실험 결과를 보자. 연구자들은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외국어 단어를 외우게 했다. 한 집단은 시험과 복습을 번갈아 9번 하게 했다. 다른 집단은 시험을 5번 보고 복습을 1번 하는 것을 3번 반복하게 했다. 변화를 관찰해보니 성적은 복습을 해야만 올랐고, 복습 전에 시험을 많이 볼수록 복습 효과가 높았다. 시험을 1번 보고 복습하면 다음 시험에서 20점이 올랐지만, 시험을 5번 보고 복습하면 다음 시험에서 30점이 올랐다. 첫 번째 집단은 복습을 9번 했고, 두 번째 집단은 3번밖에 하지 않았지만 복습을 한 번 할 때마다 성적이 오르는 폭은 두 번째 집단이 더 커서 마지막 시험에선 두 집단의 성적이 같았다.&lt;/div&gt;
&lt;/blockquote&gt;
&lt;p&gt;실험 설계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흰색이 시험, 회색이 공부/복습.&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185" data-orig-width="500"&gt;&lt;img alt="image" src="https://64.media.tumblr.com/7a3c278b9ad8a00c081321a0a990209f/0d3a4a94721e55b2-d0/s540x810/283b6c15fae9d954ea1ec077cf0d9c7204f82790.png" data-orig-height="185" data-orig-width="500"/&gt;&lt;/figure&gt;&lt;/p&gt;
&lt;p&gt;학습은 러시아어 단어 25개를 각각 3초 동안 뜻과 함께 보여주고, 단어마다 0.25초씩 간격을 두었다. 시험은 똑같은 형식으로 러시아어 단어가 나오는 3초 동안 뜻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실험의 목적은 순수하게 시험이 이후의 학습을 증진시키는 정도를 보는 것이므로 답이나 점수를 알려주진 않는다.&lt;/p&gt;
&lt;p&gt;그리고 이 시험들의 점수 변화를 추적해보면 아래 그래프와 같다.&lt;/p&gt;
&lt;p&gt;&lt;figure class="tmblr-full" data-orig-height="325" data-orig-width="406"&gt;&lt;img alt="image" src="https://64.media.tumblr.com/a9d85ae1438fd9c542853bf95b2af52e/0d3a4a94721e55b2-1b/s540x810/76943477bea55d202826c654fce564ad1be35f51.png" data-orig-height="325" data-orig-width="406"/&gt;&lt;/figure&gt;&lt;/p&gt;
&lt;p&gt;회색 점은 1 Test 집단(시험 1회-복습 1회 반복)의 점수 변화고, 검은 점은 5 Tests 집단(시험 5회-복습 1회)의 점수 변화다. 두 집단 모두 복습 직후의 시험만 점수가 오르는데, 그 폭이 5 Tests 집단에서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55677006688</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55677006688</guid><pubDate>Wed, 17 Jul 2013 16:48:00 +0900</pubDate></item><item><title>169254</title><description>&lt;p&gt;&amp;gt;&amp;gt;&amp;gt;&amp;gt; hashlib.sha1(&amp;rsquo;&lt;strong&gt;blog&lt;/strong&gt;&amp;rsquo;).hexdigest()&lt;br/&gt; &amp;rsquo;&lt;strong&gt;169254&lt;/strong&gt;c45fa4ed7ea11c00541ffb17b0cde39625&amp;rsquo;&lt;/p&gt;</description><link>https://169254.tumblr.com/post/54349215574</link><guid>https://169254.tumblr.com/post/54349215574</guid><pubDate>Tue, 02 Jul 2013 01:02:00 +0900</pubDate></item></channel></rss>
